나의 이야기

(용인맛집) 맛있는 양갈비집 - 보정동 장백꼬치

에픽하이 2015. 2. 1. 19:59

어제 토요일, 흡연을 중단한 지 1년이 된 후배가 금연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면서

10km 정도의 달리기를 해보자고 했다. 내가 몇 년 전까지 풀코스 마라톤을 했던 것을 기억하는

후배는 "형님, 저랑 한 번 뛰어주실래요?"라고 부탁을 하기에 망설임 없이 그러자고해서

용인 수지 아르피아 운동장에서 만나 410미터 정도 되는 트랙을 25바퀴 뛴 후에 커피와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마무리 정리 운동으로 다시 3바퀴를 더 뛰었다.


부친의 우월한 달리기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배는 학창시절에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면 항상

전교 3등 안에 들 정도로 달리기를 잘했다고 하더니 오랫만에 뛰는 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잘 뛰었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듯! 하지만 자질에 앞서서 꾸준한 훈련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10km 달리기는 언제 했었는지 기억에도 없다고 하더니 마지막 25번째 바퀴를 돌고나서는

종아리 근육이 당긴다면서 약간 절뚝거리기까지 했다.


충분히 마무리 스트레칭을 해줘야 다음 날 지장이 없다면서 10분 가까이 스트레칭을 한 후에

아시안컵 축구 결승도 보고, 영양 보충도 할 겸해서 소고기를 먹자고 했는데 평소 먹는 소고기

대신에 양고기를 먹는 것으로 다시 합의해서 변경을 하고는 스맛폰으로 '보정동 양갈비'를 검색

해서 찾은 집이 바로 '장백꼬치'였다.


가장 흔하고 값싼 양꼬치도 팔고 양갈비나 다른 종류의 고기 요리, 만두, 두부, 면, 주류 등등을

갖춰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사장은 11년 전에 북한을 탈출해서 몽고를 경유, 대한민국에

어렵게 입국한 50대 초반의 새터민 여성이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고생고생하면서 살아서

그런 건지 나이가 나 보다 더 들어보였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화를 트다보니 내가 몰랐던 정보들도 알게 되었고, 북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11년 정도면 우리 사회나 남한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했을텐데 초반에 사기도 당하고 장사 실패도 했던 탓에 여전히 불안하고 조심스럽다고 했다.

다행히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가게도 마련하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 아파트에도 입주를

해서 재산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사람은 상대적이라고, 내가 붙임성 있게 말을 건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주인

또한 나를 살갑게 대하면서 이것저것 안주거리를 가져다 주면서 맛을 보라고 했다.


예전에 누리에뜰 주상복합 건물 옆 골목에 위치한 양꼬치집도 가보고, 이곳도 왔었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이곳 장백꼬치가 서비스나 고기의 질과 양, 맛이 두루두루 낫다고 생각되었는데

'ㅁ ㅇ꼬치'라고 하는 그곳은 첫 주인이 권리금을 많이 받고 넘길 요량으로 당시에 박리다매식

으로 장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에 현재의 주인으로 바뀌었는데 그 전만큼 손님이 없다고 한다.


 


 

후배가 고맙다고 하면서 자신이 대접하겠다고 하면서 맛있는 거 먹자고 해서

양꼬치 보다 좀 비싼 고급양갈비를 시켰더니 주인이 직접 구워주었다.



 


예전에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수출 비지니스를 할 때 그곳에 출장을 가게 되면 항상 맛있게 먹던

양고기의 기억이 있어서인지 나는 양고기를 참 좋아한다. 이 식당은 호주산 양고기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때 중동에서 먹은 양고기의 수준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여러 군데(동대문, 성남, 서울 등등)

에서 먹었던 것 보다는 양이나 질이 좋았다. 북한을 탈출할 정도의 용기와 깡다구가 있는 새터민인

탓인지 식재료 또한 깐깐하게 골라서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하긴 그래봐야 다른 양꼬치 식당들

처럼 주인이나 주방장이 직접 만드는 건 몇 가지가 안되고 대부분 공급하는 업체에서 받아서 그저

굽거나 끓이거나 볶거나 데우는 수준인 것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양고기도 그렇고, 만두도 그럴

것이고, 기타 품목들도 대부분...



갈비가 두툼하면서도 부드럽다.




먹기 좋게 잘라서...

소금 또는 양념가루에 찍어서 냠냠~~~ ^^



 


술 좋아하는 후배는 여지없이 술을 시켰다.

소주를 먹으려다 연태 고량주 큰 걸로!!! 25,000원~~

 

축구가 혈투 끝에 1:1 무승부가 되어 연장전으로 돌입하는 바람에

이걸로 조금 부족해서 小 Size로 또 한병을 더 시켰는데 결국에

그것도 조금 모자라서 다시 작은 거 한 병 더 주문!!




요즈음은 다른 양꼬치 집에서는 마늘도 돈을 받는다고 하는데

자기는 그까이 꺼~~~ 그냥 내놓는다면서 많이 드시라고 했다.




축구가 연장전까지 가는 바람에 모처럼 양갈비를 배불리 먹었다.

덕분에 빼갈도~~~~~~~

알콜이 몸에 좋은 건 아니지만 소주 보다는 빼갈이 확실히 뒤끝이 깨끗했다.